모험가의 인터뷰

모험가 김채울에게 떠남의 의미

산으로 방랑 중인 여행자. 앰배서더 김채울은 캐나다 자연에 매료돼 현재 캐나다에 거주 중이다. 소셜미디어 마케팅, 블로그, 디자인, 영상편집, 번역도 틈틈이 하고 있다.

‘여전히 느린 여행을 하고 있어요. 꾸준히 오래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영감을 주는 산

북한산! 처음으로 암벽등반을 배운 곳이 북한산이에요. 암벽등반을 시작한 이후로 인생 계획도 정말 많이 바뀌었고 좋은 경험들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북한산이 가장 애정이 깊습니다. 앞으로도 쭉 북한산을 가장 좋아할 것 같아요.

버킷리스트

버킷리스트가 정말 많아요. 그중에서 빠른 시일 내 계획 중인 것은 캐나다 미국 종단과 클라이밍 세계 일주에요. 그 외에도 에세이 출간, 고산 등반, 정글 탐험 등을 계획하고 있어요. 5년 안에 모두 이뤄볼 생각입니다.

결코 잊지 못할 순간

외딴 사막에서 경험했던 은하수가 쏟아지던 밤하늘이요. 2017년 사하라 사막마라톤 참가 당시 25시간 안에 90km를 달려야 하는 미션이 있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새벽에 길을 멈추고 사막 한가운데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봤거든요. 근데 밤하늘이 정말 새하얀 거예요, 은하수가 가득해서.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바라본 것 같아요. 여전히 그때의 그 밤하늘이 잊히지 않습니다.

당연한 것의 소중함

아웃도어에서 배운 것이에요, 당연한 것의 소중함. 사막에서 일주일 동안 캠핑을 하며 달리고, 만년설이 있는 에베레스트 산지에서 2주간 트레킹을 하고, 몇 달간 집 없이 살아보고. 그런 경험들을 통해 지금껏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참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다는 것, 갈증을 느낄 때 바로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다는 것, 떨지 않고 따뜻하게 잘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요. 그래서 이제는 하루를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모험 사진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중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카메라를 구입하고 행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있어요. 지금까지는 가벼운 마음으로 찍었는데 최근 들어서 한국의 지미친이 되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아웃도어 사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험 사진가가 되는 그날을 꿈꾸고 있어요. *지미친(Jimmy Chin): 미국의 모험가이자 전문 클라이머, 사진작가, 영화감독

느린 여행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단 떠나보세요. 주변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에 선뜻 용기를 못 내는 지인들이 많아요. 등산을 간다고 했을 때 꼭 정상에 올라야 할 필요는 없어요. 힘들면 중간에 내려오면 되죠. 시작부터 너무 큰 목표를 잡는 것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즐기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저도 여전히 느린 여행을 하고 있고요. 느린 여행을 하는 것이 꾸준히 오래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성취감이 주는 원동력

등반에서 가장 좋아하는 분야는 트래드 클라이밍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내 힘으로 올라간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내가 설치한 확보물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긴장도 더 많이 되고 더 힘들게 오르긴 해도 포기하지 않고 끝끝내 탑 앵커에 도달했을 때의 그 성취감이 정말 커요. 그것에 중독되어 계속 다시 산에 오르는 것 같습니다. 배우고 싶은 것 역시 트래드 클라이밍인데 올해는 보다 열심히 트래드 클라이밍을 해보려고 해요. *트래드 클라이밍(Traditional Climbing): 크랙 위주의 등반선을 따라 암벽등반을 하는 행위

솟솟클럽에 보내는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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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나이는요?

29세입니다.

언제 처음 모험을 시작했나요?

2015년 당시 재직 중이던 회사에서 주관하는 철인 3종 경기 대회에 임직원 봉사 스태프로 참여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경기를 참여하신 분이 계셨는데 제게 그러시더라고요. 우리의 도전이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분의 열정과 끈기에 감동을 받아서 저 역시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어요. 그 이후 본격적으로 아웃도어와 모험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부금 모금 활동과 연계하여 사막마라톤을 뛰기도 하고, 아이슬란드 종단을 하고, 세계 곳곳의 오지를 여행하면서요. 그때 그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과는 사뭇 다른 인생을 살고 있겠네요!

모험가로서 언제 두려움을 느끼나요?

사실 이전까지는 두려움을 느낀 적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워낙 겁이 없는 편이기도 하고 세상사 어떻게든 흐르는 대로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거든요. 그런데 암벽등반을 시작한 이후로 두려움을 느낀 적이 정말 많습니다. 아니, 아마 매번 등반을 나설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내가 이 등반을 해낼 수 있을까, 추락하지 않을까 싶은 가벼운 걱정부터 악천후나 낙석, 사고, 장비 문제 등으로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 요인들까지 다른 크기의 두려움들이 생겨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 밖으로 나가면 항상 긴장하고 두려움을 느낍니다. 극복은 못 했어요. 여전히 매번 긴장하고 두려워합니다. 그저 할 수 있다고 괜찮을 거라고 되뇌며 계속 오를 뿐이죠. 산에서 마주하는 즐거움과 성취감이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고요.

평소 나를 자극하는 것이 있다면요?

즐거움 그리고 성취감. 즐거움이 있어야 의욕이 생기고 성취감이 저를 행복하게 해요. 특히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과정을 정말 좋아해요. ‘대문자 J’여서인지 어릴 때부터 기록해 오던 인생 버킷리스트도 있고 향후 60세까지의 라이프 플랜을 미리 세워둘 정도로 계획하는 것을 좋아해요. 실천이 계획하는 속도를 못 따라오고 있긴 하지만요.(웃음) 계획하고 실천하고 성취하는 것. 그리고 그 성취가 또 다른 모험의 디딤돌이 되어주는 그 모든 과정이 즐겁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코오롱스포츠 디테쳐블 팬츠. 아마 지난 2년간 제가 가장 많이 입은 옷인 것 같아요. 여행을 많이 다니고 편하고 효율적인 복장을 추구하다 보니 디테쳐블 팬츠만큼 아웃도어 여행에 완벽한 아이템도 없더라고요. 상황에 따라 긴바지 또는 반바지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아웃도어에서는 물론 일상에서도 고프코어룩으로 입을 수 있어 제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템입니다.

친구들이 말하는 김채울의 모습은요?

"채울아, 너는 정말 딱 너답게 사는 것 같아. 그냥 딱 채울스러워"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채울스럽다는 그 말이 참 좋아요. 모험하고 도전하고 기록하며 사는 삶이 곧 저를 대변해 주는 것 같습니다. 롤모델은 딱히 없어요.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김채울 다운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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